커뮤니케이션 패턴, 5장. 자학 패턴

커뮤니케이션 패턴, 목차

자학 패턴은 겸양 패턴과 비슷하지만 상대방이 미안한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요소만 극대화한 커뮤니케이션 패턴입니다. 커뮤니케이션 패턴에 대해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미안한 마음에 말이 많아지고 상대방을 위로하려고 들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 패턴을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미안한 감정이 들기 시작하면 적절한 대응책을 찾지 못해서 머뭇거리게 됩니다.

이과장: 김대리가 엑셀도 조금 한다며?
김대리: 아이구, 하다뇨. 그냥 아이콘만 한두번 쳐다봤습니다.
이과장: 이런, 내가 사람보는 눈도 없고 귀도 얇고 과장 자격이 없지. 내가 무능해서 자네만 고생이 많네.

자학 패턴은 다른 커뮤니케이션과 어울려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도 합니다.

김대리: 이과장님, 이번 프로젝트도 잘 마치셨는데 기념으로 커피 한잔 사시죠?
이과장: 그래, 사겠네. 내가 할 줄 아는게 뭐 커피 사고 그런 거 밖에 더 있나.

이과장이 단순히 긍정 패턴을 사용했다면 커피를 사는 수 밖에 없었겠지만, 뒤에 자학 패턴을 결합함으로써 김대리가 더 이상 커피 이야기를 꺼내기 힘들도록 했습니다. 부탁을 직접적으로 거절한 후에도 자학 패턴을 사용하면 오히려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도록 할 수 있습니다.

이과장: 역시 문서 작성을 제대로 하는 사람은 김대리 밖에 없네. 이 문서 좀 부탁해도 되겠나?
김대리: 죄송합니다. 저 같은게 문서를 작성해봐야 뭘 얼마나 하겠습니까.

자학 패턴은 잘만 익혀두면 상황을 막론하고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패턴입니다. 상대방이 왠만한 고수가 아니라면 반격을 당할 염려도 없으니 안심입니다. 당분간은 자학 패턴을 신뢰해도 되겠습니다.

자학 패턴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방법은 2부 응용편 9장, 10장에서 다룰 예정입니다만, 먼저 자학 패턴을 직접 맞닥뜨려도 당황하지 않도록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도를 하면 낙법 연습을 먼저 하고 복싱을 하면 맞는 연습부터 하는 것처럼 자학 패턴에 스스로를 수없이 노출하면서 익숙해지도록 합시다.

해 봅시다: 자학 패턴의 URL을 친구들에게 뿌리고, 친구들이 구사하는 자학 패턴에 익숙해지도록 합시다.


커뮤니케이션 패턴 1부 기본편은 5장 자학 패턴으로 끝입니다. 다음주 월요일부터는 2부 응용편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온 긍정 패턴의 극적인 사용 예를 소개하며 이번 주의 커뮤니케이션 패턴 연재를 마칩니다.

여자 친구: 그동안 연락도 안 하고, 내가 너한테 이것 밖에 안 되는구나. 실망했어.
제보자: 미안, 내가 실망 좀 시켰다. 나 노력할께.

※ 본 글은 픽션입니다. 본 글로 인한 인간 관계 손상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독자에게 있습니다.

2006331 10:08에 쓴 커뮤니케이션 패턴에 대한 글입니다. 엮인 글은 http://oakyoon.net/pub/2006/03/communication-patterns-05/trackback으로 보내주세요.

  1. 월하은검 41일, 2006

    헉. 그 익명의 제보자분 멋있네요…

  2. oakyoon 41일, 2006

    그 익명의 제보자 분이 “청춘만화”를 본 게지.

  3. --; 922일, 2006

    여자 친구: 그동안 연락도 안 하고, 내가 너한테 이것 밖에 안 되는구나. 실망했어.
    제보자:비행기 태우지 말게, 내가 실망못시켜 미안하지.. 일이 있어서 전화한다던가..
    겸양패턴(?)

  4. oakyoon 922일, 2006

    제보 감사합니다. 하지만, 여자 친구도 답글을 볼 수 있다는 거~ (다행히 익명이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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